간이역의 시인 박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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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77    업데이트: 15-02-10 15:27

작품방

슬피 나무를 보며
아트코리아 | 조회 943

슬피 나무를 보며


맨발로 바다 위를 걷고 싶다
나를 죽이고 가는 저 물바다 위를
물과 바람으로 나를 미치게 하는
바람은
이제 6할 쯤 나를 버릴 것이다
슬피 나무에 걸린 바람은
슬피 슬피 운다
산에 가도 산은 없고
들에 가도 들은 없다
萬象은 잠들고 어디로 갔는가
어둠 속에 어둠은
산과 들과 바다가
하늘같이 저물고
저무는 길밖에 서서
하늘 밖, 살갗 냄새
내 그리운 몸살만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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