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4    업데이트: 22-12-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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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복희의 작품세계 2017.10.20 / cn 뉴스
아트코리아 | 조회 997

- 소통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끈다.


인간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문’

글/ 신항섭(미술평론가)
 

 문은 세상과 내가 소통하는데 필요한 통로이다. 문이 열리면 세상을 향한 소통의 길이 생기고 문이 닫히면 세상으로부터 절연된다. 문을 여닫는 것은 내 자신의 의지에 따른 선택이다. 다시 말해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선택은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가옥이나 건물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문은 안팎으로 내왕하는 효용성이 우선한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인간 삶과 연계시켜 보면 매우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다.


 

인간으로 태어나 세상과 만나고 또 떠나는데 관여하는 중간자로서의 역할이라는 철학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문은 이처럼 내적인 의미에 비중을 둔다. 그러기에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 및 즐거움의 표현에만 머물지 않는, 다양한 이미지 해석이 요구된다.

방복희는 오랜 동안 ‘문’이라는 소재로 작업해왔다.

방복희 작가

채색작업은 전통적인 한옥에 흔히 보는 여닫이문과 미닫이문 두 종류를 소재로 한다. 여닫이문은 문고리 장식으로 구별할 수 있다. 주로 격자창과 아자창으로 대별되는 한옥의 문은 유리나 나무 대신에 한지를 바른다. 격자창이나 아자창 위에 바른 한지는 빛을 투과시킴으로써 간접조명의 효과를 얻는다. 게다가 안팎으로 공기가 통하니 유기적인 소통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그는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진 한옥의 문과 채색 그리고 전통적인 기물 및 풍습과 관련한 소재를 배치함으로써 문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강화시킨다.

채색화로 묘사되는 전통적인 한옥의 문은 동양적인 정서가 흥건하다. 격자문이나 아자문은 한지와 조화를 이루며 격조 높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유리창이 직접적으로 빛을 투과시키는데 비해 창호지를 바른 문은 빛을 여과시킨다는 점에서 간접적이다. 간접적인 조명의 효과를 나타내는 한옥의 문은 은근하고 그윽한 분위기를 지닌다. 그가 한옥의 문에 특별한 애정을 보내는 것은 전통적인 색채이미지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사실에 있다. 무엇보다도 오방정색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적인 색채이미지, 그 심오함에 매료되고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해 원색적인 색채의 빛깔을 안으로 응축시키는 전통적인 채색기법에서 심미적인 가치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심미안이 감지해낸 전통적인 한옥의 문이 가지고 있는 품격과 아름다움은 유채화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전래의 생활습속에 의해 형성돼온 문화적인 특성은 서구적인 사실주의 개념과 유채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서로 다른 재료 및 기법의 두 가지 형식을 병행하는 것이다. 그의 최근 작업 가운데는 창문이나 벽의 틈새를 통해 내다보이는 바깥 풍경을 대비시키는 작품이 있다. 벚꽃과 개나리를 대비시킨 대작은 이러한 새로운 시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 및 의미와 더불어 자연적인 이미지를 도입함으로써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성 및 의미를 넘어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한 자연의 이미지를 불러들인다. 이제까지 문에 대한 의미 부여에 중점을 두었던데 반해 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바깥풍경을 도입함으로써 조형세계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감상자에 대한 배려일 수 있다. 철학적인 깊이 및 무게에만 치중했던 내용중심의 작업에서 소통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음을 말해준다. 뿐만 아니라 창의 이미지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대신에 회화적인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다. 문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형태를 관념화하려는 시도임을 알 수 있다. 실상으로서의 문의 형태를 가지고 가되 회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쪽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는 내용과 함께 개별적인 형식 그리고 예술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의 환기인 셈이다. 결국 그림이란 형식과 내용이 등가를 이루고 최종적으로는 예술성의 구현으로 귀결하게 마련이다.   

그는 문이라는 특정 소재를 개별적인 형식의 완성과 함께 높은 예술적인 가치라는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회화라는 예술양식을 통해 작가로서의 관점, 즉 세상과 마주하면서 살아가는 예술가로서의 의식을 반영하겠다는 시각도 이와 같은 목표를 향한 과정의 일부인지 모른다. 인간 삶의 시작과 마침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한 문을 소재로 작업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문이야말로 인간의 생과 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복희

대구계명대학교 미술대학회화학과동대학원졸업

한국현대미술신기회 , 대구구상작가회 . 아트울산초대작가.

* 개인전초대전16회

청도 갤러리 해브(HAVE)초대전. 대구 태갤러리초대전. 대구 Y M C A창립100주년청소년회관개관기념초대전. 대구 수성아트피아전관개인전. 전북 정읍정갤러리초대전. 대구 동산병원113주년기념초대전. 서울 정구찬갤러리누드초대전. 서울 메이준갤러리초대전. 서울 라메르갤러리선정작가전. 서울 미술관개인전. 서울 명동갤러리초대전. 서울 단성갤러리개인전.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개인전. 일본 구마모토YMCA초대전. 대구 계명대학교극재미술관개인전.

* 국내외 그룹전및 아트페어100여회.
2017 PREMIER ART FAIR HONGKONG(홍콩), 2017 하모니전(대구은행DGB제2갤러리), 2016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부산 BEXCO), 2016 경기대구구상작가회 교류전(수원미술관), 2016 동강현대미술초대전 (영월문화예술회관), 2015 보령박물관현대미술15인기획초대전(보령박물관), 2015,2012,2010,서울오픈아트페어 SOAF(서울 COEX), 2015 BANK ARTFAIR(Singapore), 2015스페인한국교류조망전(스페인 마드리드), 2011-2017서울한국현대미술신기회정기전(서울예술의전당,제주미술관), 2012-14 아시아홍콩컴템퍼러리아트페어 (홍콩 ), 2013,2011대구아트페어(대구 EXCO), 2013동행전(대구계명대학극재미술관), 2012한국몽골작가초대교류전(몽고울란바토르국립박물관), 2012The 69th Regiment Armory 뉴욕아트페어(미국뉴욕), 2012대구Vision & Reflection선정작가전(대구경북대학교미술관), 2012아트울산빛초대작가 (울산 MBC), 2011-12대구봉산미술제(대구), 2011대구은행DGB갤러리기획3인초대전(대구 DGB갤러리), 2010정관훈유작전(대구동원화랑 ), 2010-2017대구구상작가회정기전(대백프랴쟈갤러리), 2007광저우아트페어(중국), 2007계명대학원연합전(대구문화예술회관), 2007-08한국우수대학원생초대전(단원미술관), 2006영호남교류전(대구문화예술회관)

* 작품소장처
대구시청, 연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계명대학교, 대구수성관광호텔, 대구동산의료원, 대구동산의료박물관,경주동산병원,일본구마모토Y.M.C.A, 대구Y.M.C.A.본관, 대구Y.M.C.A.100주년청소년회관, 태국치앙마이 인터내셔날호텔, 태국치앙라이 인터내셔날호텔,

 

차재만 cjm716@sns365.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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