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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언론

장독대 위 쌓이는건 꽃비일까 그리움일까 - 대구일보 2015.05.13
아트코리아 | 조회 1,392
장독대 위 쌓이는건 꽃비일까 그리움일까

장독과 꽃이라는 소재 활용 고향에 대한 향수 불러일으켜 꿈·행복의 가치 떠올리게해 30일까지 S&G갤러리

2015.05.13

봄이다.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였다면 벚꽃은 봄이 충만했음을 알려주는 화신이다.

 

이 전령사와 화신이 화폭에 담겨 꽃비가 내리듯 흩날리고 있다.

떨어지는 모양새가 처연하기도, 아름답기도 하다.

 

이렇게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는 장독대 위에 살포시 몸을 맡긴다.

 

작품은 어느 시골집 뒷마당을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주름이 깊게 패인 우리네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을 것 같다.

 

서양화가 안창표의 작품이다.

 

작가의 작품이 S&G갤러리(대구 달성군 가창면 소재)에서 선보이고 있다.

작가의 33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우리 삶의 정서가 깊게 배어있는 장독을 소재로, 세월과 시간의 흐름을 새로운 공간 구성을 통해 짜임새 있게 표현해왔다.

 

장독이라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민족적이고 토속적인 정서가 화면을 지배하는 가운데 희미한 이미지의 꽃을 등장시켜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어린 시절의 꿈과 사랑, 행복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공간, 또는 여백의 확장이 눈에 띄는데 이는 전통적인 사실주의와는 엄연히 다른 현대미학의 수용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관성에서 탈피, 시대감각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특히 안 작가는 장독의 형태미나 조형적인 가치보다도 장독을 통해 떠올리는 삶의 정서를 되살리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성적인 측면도 중시하고 있다.

소재를 중심적인 이미지로 부각시키는 일반적인 구도와 달리 구성적인 요소에 국한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봄이라는 계절적 특징을 살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초록색을 배경 색으로 사용했다.

관객들이 좀더 희망찬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반가운 소식을 가져다 준다는 까치도 등장시켰다.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이사, 대구미술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목우회, 씨올회, 고금작가회, 자관전, 구상작업미술가회, 대구동구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30일까지. 문의: 053-767-8440.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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